2일자 조간신문에서 논문 표절한 서울대생 기사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라는 서울대생이 논문 표절(plagiarism)을 했다니 충격이다. 교내 우수리포트 공모대회에서 상까지 받았다고 한다. 들키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텐데 표절 사실이 밝혀진 건 이 상을 받은 때문인 듯하다.

 우리 사회 현실을 보면 중국인들의 표절에 손가락질할 처지도 아니다. 얼마전 이나영씨의 LG전자 CF에서 몇몇 장면만 조각조각 떼내 만든 중국의 짝퉁 광고를 놓고 네티즌들은 중국인들을 겨냥해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허나 실상 표절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남의 글을 자기 것인양 올려 놓은 블러그나 카페를 수도 없이 볼 수 있다. 저작권 침해도 '표절 불감증'과 무관치 않다. 언론사 기사를 제 것인양 다뤄온 초기 포털사이트의 행태도 표절이나 저작권에 대한 네티즌의 불감증을 키운 책임이 크다.

 표절이나 저작권 침해는 그 사회의 수준을 반영한다. 리포트를 표절한 서울대생 한 명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대학 시절 리포트 짜깁기 한 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딘 한 둘 뿐이겠는가. 다른 사람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해 온 사회적 토양이 이를 양산했다. 
 
 결국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지적 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3일자 동아일보 기사 [표절방지? 글쓰기능력 키워주기 먼저]에서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듀크대학 연수시절 아들이 다니던 미국 초등학교 교육은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 글쓰기와 프로젝트 등을 교육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선 초등학교인데도 프로젝트가 아주 많다. 프로젝트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선 연구소의 연구원들이나 수행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미국 학생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자기들끼리 자료를 수집해 파워포인트로 발표자료를 만든다.
 주목할 점은 발표자료 끝장에는 반드시 reference mateials라고 '참고자료'를 밝힌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아래에도 해당 URL을 적어둔다. 
 초등 5학년 아들은 그 때 경험에서인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생겨난듯 하다. 블러그에 자기가 찍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저작권 표시를 해 둘 정도다. 아빠 보고도 자기 글을 퍼갈 땐 출처를 반드시 남기란다. 
 
 서울대도 학생들의 글쓰기와 인성교육 강화에 나섰다고 한다. 저번에 세계일보 이귀전 기자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공부는 잘하는데 인성은 부족하다는 그런 세간의 평을 불식시키겠다는 노력이다.

 대학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올바른 글쓰기와 인성 교육이 이뤄져야 하겠다. 머리만 좋을 뿐 인성은 엉망인 친구들보다 성실하고 인성을 갖춘 이들이 성공하는 사회 풍토도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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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러그세계
  “총장과 검사장급 인사를 통해 검찰 내부의 세대교체를 이뤄 검찰 조직 문화를 일신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뜻이다”

 “검찰총장은 가장 먼저 검찰조직 일신이라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인선했다. 이번 내정으로 검찰의 세대교체가 상당부분 이뤄지게 됐다.”

 이념적으로 상극인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에서 나온 설명이다. 전자는 2003년 3월 강금실 법무장관에 이어 송광수 검찰총장을 내정하면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뒤에 것은 21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다. 6년여의 시간 공백을 ‘세대교체’와 ‘일신’이라는 단어가 메워주고 있다.

 청와대가 기대한대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발탁은 파격이다. 노무현정부가 검찰총장(김각영)보다 사법시험 횟수로 11기나 아래인 40대 중반의 이름조차 생소한 강금실 변호사를 픽업했을 때보다 검찰에 주는 파장은 크다. 강 장관 임명은 검찰 외곽 때리기지만 천 지검장 내정은 곧장 검찰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 지검장은 강 전 장관과 달리 검찰 내 인사다. 22회 동기에서 선두권에 속한다. 인품이나 능력을 놓고보더라도 총장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한다. 지휘하는 근무청 직원 이름은 물론이고 주요 사건 피고인이나 참고인 이름까지 기억할 정도로 꼼꼼하게 일한다는 평이다. 그렇더라도 검찰총장 후보군만 놓고본다면 무명급이다. 깜짝 인사라는 평이 나올만하다.


 현 검찰 구성을 들여다 보면 그 충격을 짐작할 수 있다. 법무부와 검찰에는 장관과 총장을 빼고 9명의 고검장급 간부가 있다. 천 지검장은 20∼22회 고검장 중에 기수로 가장 아래다. 전례에 비춰 고검장 8명이 모두 옷을 벗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고검장 승진을 시키는 과정에서 탈락한 검사장들과 검사장 승진경쟁에서 밀린 인사들의 퇴진까지 연쇄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김대중정부 시절이던 99년 4회(김태정)에서 8회(박순용)로 4기수나 내려간 적 있다. 그 때 보다 인사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당시에도 윗기수 6명과 동기 7명이 스스로 물러났다. 하지만 당시 검사장급 이상 자리는 40명 안팎이었다. 지금은 자리가 60명 가까이로 늘었다. 거기에 한자리 숫자에 불과하던 기수별 동기 숫자는 이제 20,30명이나 된다. 동기와 경쟁에서 탈락해 검찰을 떠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이번 천 지검장 기용으로 검찰을 떠날 부장검사급 이상 간부만 20∼3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로서는 엄청난 인력손실이다. 로펌들만 좋아할 일이다. 길게는 25년 가량 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을 한꺼번에 쓸어담을 수 있으니.

 검찰에 세대교체나 일신이 반드시 좋은 보약만은 아니다. 과거와는 다르다. 전에는 총장 한 명의 세대교체를 통해 지휘부를 일신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 

 세대교체와 일신이라는 이름으로 검찰 간부들의 평균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젊은 검찰은 경륜이 부족한 탓에 의욕만 앞세우는 느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도 사실 의욕이 지나치지 않았던가.
 40대에 ‘검찰의 별’인 검사장에 승진한 검사들은 목은 뻣뻣해지고 목소리 톤은 달라진다. 무늬만 젊어진다고 조직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검사다운 처신보다 개인 소신만 강조하면서 제풀에 옷을 벗는 검사도 있다. 공부는 잘하면서 인성은 빵점인 젊은 법조인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검찰에 진정으로 필요한 건 개혁이 아니라 자기반성이다. 검사 개개인이 무지몽매한 민초들을 군림하고 다스리는 자가 아니라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엄정한 법 집행에 추상같은 단죄만 있어서는 안 된다. 눈물도 있어야 한다.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일신(日新又日新)은 거기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만간 검찰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남기고 갈 퇴임의 변을 다시 읽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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